“국내 최초” 서울에 뜬 ‘이 택시’… 휠체어 타고 그냥 탄다

기아 PV5 WAV UD택시 / 현대차그룹
사진 = 현대차그룹

■ 핵심 사항

  •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휠체어 사용자와 일반 승객이 함께 타는 ‘유니버설 디자인(UD) 택시’ 시범운영을 2026년 7월 1일부터 시작했습니다.
  • 투입 차량은 기아 PV5 WAV 기반 UD택시 12대이며, 운영 기간은 2026년 7월~12월(6개월)입니다.
  • 중증보행장애인에게 우선 배차되고, 일반 승객은 기존 중형택시와 동일한 방식·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 뜬 ‘이 택시’의 정체, 기아 PV5 WAV다

7월 1일부터 서울 시내에서 눈에 띄는 전기 택시가 한 대 늘었다. 정체는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휠체어 접근 가능(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WAV) 사양으로 만든 PV5 WAV다. 서울시가 이 차량 12대를 투입해 ‘유니버설 디자인(UD) 택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UD택시는 휠체어를 탄 승객과 일반 승객이 같은 차, 같은 방식으로 함께 타는 택시다. 국내에서는 이번이 최초 사례다. 운영 기간은 2026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로, 이 기간 수집되는 이용 실적과 만족도 데이터가 향후 UD택시 확대 여부를 가를 근거로 쓰인다.

배차 방식은 이중 구조다. 중증보행장애인에게는 우선 배차되고, 일반 승객은 기존 중형택시와 동일한 방식·동일한 비용으로 호출해 탈 수 있다. 장애인 전용차가 아니라 ‘섞여 타는’ 차라는 뜻이다.

기아 PV5 WAV UD택시 시범운영 / 현대차그룹
사진 = 현대차그룹

저상화 설계에 측면 탑승까지, 구조가 다르다

기아 PV5 WAV 측면 탑승 구조 / 현대차그룹
사진 = 현대차그룹

PV5 WAV가 국내 최초 공용 UD택시로 쓰일 수 있었던 이유는 차체 구조에 있다. 기아의 전용 PBV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한 저상화 설계 덕분에 실내 공간이 넓고, 바닥이 낮아 휠체어 진입 각도가 완만하다.

탑승 방식도 다르다. 뒷문이 아니라 측면 탑승(Side Entry) 구조를 채택해 휠체어가 옆으로 바로 들어올 수 있고, 차량 내부에는 별도의 휠체어 고정장치가 마련돼 있다. 여기에 3열 좌석을 보호자용으로 남겨, 휠체어 사용자가 이동 중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범운영에 앞서 서울시와 기아는 택시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실제 휠체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시연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차량을 먼저 만들고 나중에 검증한 게 아니라, 현장 의견을 반영해가며 준비한 셈이다.

장애인 콜택시 부족, 택시업계 수익성 두 문제를 동시에 겨눈다

기아 PV5 WAV UD택시 / 현대차그룹
사진 = 현대차그룹

서울시가 UD택시를 도입한 배경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장애인 콜택시의 만성적인 공급 부족, 다른 하나는 고령 인구 증가로 계속 늘어나는 교통약자 이동 수요다.

UD택시는 이 문제를 차량 한 대로 동시에 풀려는 시도다. 하나의 차량이 장애인 이동 지원과 일반 택시 영업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기사 입장에서는 유휴 시간 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와 기아는 이 구조가 택시업계의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PV5 WAV는 기획 단계부터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맞춤형 모빌리티”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자리 잡았다. 영국의 ‘블랙캡’, 일본의 ‘재팬택시’가 UD택시를 교통약자와 일반 승객이 함께 쓰는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킨 대표적인 선례로 꼽힌다.

실은 기아 PBV 사업 전체 그림의 한 조각

기아 PV5 WAV 외관 / 기아
사진 = 기아

서울 UD택시를 단순한 사회공헌성 시범사업으로만 보면 그림의 절반만 보는 셈이다. 기아는 2026년 4월 9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PBV(목적기반차량)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이 차급을 회사의 다음 성장축으로 못 박았다.

발표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전기 경상용차(eLCV) 수요는 약 100만 대로 전망된다. 기아는 이 중 20% 수준인 연 23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고, 핵심 시장은 유럽과 한국이다. PV5는 2026년 글로벌 본격 출시를 통해 올해에만 5만4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며, 이후 PV7(2027년), PV9(2029년)을 순차 출시해 PBV 풀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즉 서울에서 시범운영 중인 PV5 WAV 12대는 낱개의 복지 사업이 아니라, 기아가 글로벌 단위로 키우는 PBV 사업의 국내 실증 사례 중 하나다. 국내에서 UD택시 모델로 성과를 쌓으면, 그 데이터는 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의 PBV 확장 전략에도 참고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전기 택시 전체 보급 대수나 비중에 대한 공식 통계는 이번 확인 과정에서 1차 출처로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다. 타 지자체의 UD택시 도입 계획도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기아는 서울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다른 지자체와도 차량 보급·운영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만 밝힌 상태다.

서울 UD택시는 6개월짜리 시범사업이라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확대되려면 이 기간 이용 실적과 만족도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하고, 지자체별 예산·택시업계 협의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국내 최초로 휠체어 사용자와 일반 승객이 한 차를 공유하는 모델을 실제 도로 위에 올렸다는 점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논의에 있어 하나의 기준점이 될 만한 사례다.

기아 PV5 WAV 실내 구조 / 기아
사진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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