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AI 생성 이미지
■ 핵심 사항
- 국토교통부가 레벨4(완전 무인) 자율주행차의 첫 안전운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 무인 자율주행차는 최소 1만 5000㎞ 이상 실증 주행을 거쳐야 합니다.
- 원격관제·시스템 이중화·비상 안전정지(MRC) 등 안전장치 3종이 의무화됩니다.
레벨4 자율주행 가이드라인, 운전석이 비어도 되는 이유
국토교통부가 7일 레벨4(완전 무인) 자율주행차의 안전운행 요건을 담은 레벨4 자율주행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지금까지 도로를 다니는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레벨3 수준으로, 비상 상황이 생기면 운전자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 ‘유인’ 방식이었다. 반면 레벨4는 비상시에도 시스템이 스스로 대응해 운전자가 탑승할 필요 자체가 없는 ‘완전 자율’ 단계다.
국토부가 이 기준을 서두른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레벨4 상용화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국내는 규제가 없어 실증조차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전국 곳곳에 운전자가 탑승하는 레벨3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레벨4 수준으로의 도약이 필수”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기술혁신과 안전성 확보가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과선은 1만 5000㎞, 실증주행 요건과 5대 합산 특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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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나오려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관문은 주행실적이다. 가이드라인은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 요건으로 1만 5000㎞ 이상의 실증 주행을 필수로 규정했다. 이는 국내보다 먼저 레벨4를 상용화한 해외의 허가요건을 참고해 정한 수치로,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걸 데이터로 증명해야 통과되는 구조다.
다만 자율주행 기업의 부담을 낮추는 특례도 함께 담겼다. 3000㎞ 이상 주행한 동일 자율주행시스템·제원의 차량은 최대 5대까지 주행거리를 합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한 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1만 5000㎞를 채우지 않아도, 같은 사양의 차량 여러 대가 나눠 쌓은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 기준을 만들기 위해 3차례 기업 간담회를 열어 다양한 기술방식을 포괄할 수 있도록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원격관제·이중화·MRC, 안전장치 3종이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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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실적을 채웠다고 끝이 아니다. 가이드라인은 무인 자율주행차에 필수 안전장치 3종을 의무화했다. 첫째는 원격관제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차량 안에 사람이 없어도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율주행시스템 이중화로, 하나의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도 다른 시스템이 즉시 제어를 이어받도록 하는 구조다.
셋째는 비상 정지 후 차량을 안전지대로 이동시키는 대응체계, 이른바 MRC(Minimum Risk Condition)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 멈추는 게 아니라 갓길 등 안전한 곳으로 스스로 이동한 뒤 정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용어체계는 UNECE(유엔 유럽경제위원회)가 채택한 ADS(Automated Driving System) 국제기준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국내 기준이 국제 흐름과 발을 맞추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다른 시선 — 국제기준과 남은 과제
이번 가이드라인이 참고한 UNECE의 ADS 국제기준은 MRC·이중화 같은 안전 개념뿐 아니라 훨씬 세부적인 기술 요건까지 담고 있다. 국토부는 이 나머지 세부내용도 연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내 법령에 순차 반영할 계획이라, 이번 가이드라인은 완성본이 아니라 시작점에 가깝다.
당장의 활용 경로도 열렸다. 가이드라인은 발표 당일부터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누리집(katri.kotsa.or.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임시운행허가 신청 편의를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 임시운행허가 가이드라인 3.0에 수록됐다. 국토부는 오는 10일 기업·연구기관 대상 설명회를 열어 임시운행허가 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며,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투입 차량은 단계적 무인화를 거쳐 레벨4 기술 실증에 활용된다. 전국 시범운행지구에서 레벨3 수준으로 운영되던 자율주행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완전 무인화될 전망이다.
1만 5000㎞ 다음은 실제 도로다
가이드라인이 나왔다고 당장 내일부터 무인차가 거리를 채우는 건 아니다. 실증주행 1만 5000㎞를 채우고 안전장치 3종 심사까지 통과해야 실제 임시운행허가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절차다. 다만 국토부가 세부 법령까지 연내 정비를 예고한 만큼, 레벨4 자율주행 가이드라인은 국내 무인차 상용화 시계를 눈에 띄게 앞당기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