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랩·5,069km 완주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르망 데이터는 양산 고성능차로 이어진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 현대자동차그룹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 핵심 사항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하이퍼카 클래스로 첫 출전한 ‘르망 24시간’에서 GMR-001 한 대가 372랩(약 5,069km)을 돌아 13위로 완주했습니다.
  • 다른 한 대는 종료 7시간 30분을 남기고 서스펜션 이상으로 리타이어했습니다.
  • 이번 레이스에서 얻은 주행 데이터는 향후 고성능 양산 모델 개발에 반영될 계획입니다.

24시간 372랩, 5,069km — 데뷔 완주가 남긴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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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회 르망 24시간(24 Heures du Mans)은 1923년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다. 현지시간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라 사르트 서킷(Circuit de la Sarthe)에서 열렸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은 이 대회 최상위 등급인 ‘하이퍼카(Hypercar)’ 클래스에 GMR-001 하이퍼카 2대(등번호 #17, #19)로 처음 출전했다. 르망 24시간은 드라이버 3명이 24시간 동안 서킷을 교대로 반복 주행해, 종료 시점 가장 많은 랩을 돈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순수한 속도보다 24시간을 버티는 내구성과 드라이버 기량, 팀 운영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무대다. 이 가혹한 조건에서 #19 차량은 24시간 동안 총 372랩, 약 5,069km를 주행해 하이퍼카 클래스 최종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데뷔 시즌 첫 출전에서 완주 자체를 성과로 만든 셈이다.

리타이어 뒤에도 남은 것 — 서스펜션 이상과 쿼드러플 스틴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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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7 차량은 완주하지 못했다. 레이스 종료까지 7시간 30분을 남긴 시점, 코너를 빠져나오던 중 서스펜션 이상이 발생해 그대로 리타이어했다. 24시간 내내 크고 작은 변수가 이어지는 르망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그럼에도 팀의 레이스 운영은 눈에 띄었다. 첫 세이프티카(Safety Car)가 투입됐을 때 두 차량 모두 피트인 대신 트랙에 남는 전략을 택해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혔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는 #19의 마튜 자미네, #17의 마티스 조베르 선수가 각각 쿼드러플 스틴트(Quadruple stint)를 소화했다. 한 명의 드라이버가 통상보다 훨씬 긴 구간을 연속으로 몰아붙이는 고강도 전략인데, 이 구간에서 #19는 한때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리타이어한 차량에서도 핵심 시스템은 끝까지 버텼다는 게 팀의 설명이다.

LMP2에서 하이퍼카로, 단일 제조사 팀 전환의 승부수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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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완주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팀의 체급이 1년 만에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IDEC 스포츠와 손잡고 르망 24시간 ‘LMP2’ 클래스에 참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차량 개발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단일 제조사’ 팀으로 전환해, 모터스포츠 최상위 등급인 하이퍼카 클래스에 직행했다. 차체에는 한글로 ‘마그마’가 새겨진 스페셜 리버리를 입혀 정체성도 새로 세웠다. 이 도전은 이번 대회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올해 처음으로 FIA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에 참가한 데뷔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4월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열린 개막전 ‘이몰라 6시간’에서는 GMR-001 2대가 모두 완주했고, 지난달(5월) ‘스파-프랑코샹 6시간’에서는 톱10에 들었다. 르망 24시간 완주는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결과다.

18대·8개 제조사 각축전에 신규 진입한 제네시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 현대자동차그룹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이번 완주를 제대로 읽으려면 하이퍼카 클래스의 판이 어떻게 짜여 있었는지 봐야 한다. 2026 WEC 르망 24시간의 하이퍼카 클래스는 애스턴마틴·토요타·캐딜락·BMW·제네시스·페라리·알핀·푸조까지 8개 제조사, 총 18대 체제로 치러졌다. 그런데 이 18대 중 제네시스는 올해 처음 이름을 올린 신규 진입 브랜드다. 게다가 기존 하이퍼카 클래스에 있던 포르쉐(Porsche)와 Action Express Racing이 이번 시즌 빠지면서 생긴 공백을, 제네시스를 비롯한 새 얼굴들이 채운 모양새다(모터스포츠 전문매체 motorsport.com의 2026년 시즌 엔트리 리스트 보도 기준). 즉 제네시스는 세계 최상위 완성차·모터스포츠 브랜드들이 자리를 두고 다투는 무대에, 빈자리가 아니라 데뷔전으로 승부를 본 셈이다. 데뷔 시즌 첫 24시간 레이스에서 완주율 50%(2대 중 1대)를 기록한 배경에는 이런 경쟁 강도도 있다.

남은 시즌, 그리고 양산차로 이어질 데이터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 현대자동차그룹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팀은 이번 결과를 자평하면서도 다음 레이스를 이미 바라보고 있다.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 총감독은 “완주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도 “개선점을 가지고 다음 레이스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완주한 #19 차량의 폴-루 샤탕 선수는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라고 표현했고, 리타이어한 #17의 안드레 로테러 선수는 “완주는 못 했지만 핵심 시스템은 견고했다”고 전했다. 더 중요한 건 이 데이터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이번 레이스에서 얻은 주행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를 향후 고성능 양산 모델 개발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4시간 동안 372랩을 버틴 섀시·서스펜션·브레이크 데이터가 실제 판매되는 제네시스 고성능 모델의 세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팀은 남은 2026 WEC 시즌에서도 이번 완주로 확인한 잠재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완주는 끝, 데이터는 시작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르망 24시간 데뷔전은 우승도, 완벽한 결과도 아니었다. 2대 중 1대만 결승선을 통과했고, 순위도 13위에 그쳤다. 하지만 하이퍼카 클래스라는 무대 자체가 8개 제조사, 18대가 다투는 좁은 문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완주 하나가 갖는 무게는 다르다. 관건은 이 완주가 다음 레이스, 그리고 다음 양산차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372랩 동안 쌓인 데이터가 실제 신차 세팅으로 옮겨가는 순간, 이번 완주의 값어치는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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