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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 핵심 사항
- 포르쉐가 손더분쉬(Sonderwunsch) 프로그램으로 세계에 단 한 대뿐인 911 GT2 RS 기반 원오프 “플랙바우 RS”를 공개했습니다.
- 기존 911 GT2 RS 대비 31.6kg을 덜어냈고, 최고속 340km/h 세팅에서 후륜 다운포스 554kg을 냅니다.
- 이런 팩토리 원오프를 손더분쉬로 의뢰하려면 착수까지 최장 8년, 착수금만 별도로 약 10만 달러(2023년 인터뷰 당시 기준)가 필요합니다.
세계에 단 한 대, 포르쉐가 숨겨온 상표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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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포르쉐가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차의 정식 이름은 911 GT2 RS 기반 원오프 “플랙바우 RS(Flachbau RS)”다. 포르쉐 개인 맞춤 부서 손더분쉬가 GT 전문팀 만타이(Manthey)와 함께, 준신차급 2018년식 911 GT2 RS(991.2세대, 바이자흐 패키지) 한 대를 도로주행 가능한 팩토리 원오프로 재탄생시켰다. 르망 24시간을 지배했던 935/78 “모비 딕”에 대한 오마주로, 색상은 1974년 911에 처음 쓰인 그랑프리 화이트에 무광 블랙과 노출 카본을 더했다.
이 상표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포르쉐는 2025년 5월 유럽특허청에 ‘Flachbau’·’Flachbau RS’라는 모델명을 조용히 등록해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이번 공개로 정체가 드러났다. 위장막을 두른 테스트카가 뉘르부르크링을 도는 영상은 SNS에서 몇 시간 만에 10만 회 넘게 조회되며 먼저 화제가 됐다.
31.6kg 덜어내고 554kg 다운포스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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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고객이 구동계는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는데도, 포르쉐는 철저한 경량화로 기존 911 GT2 RS 대비 31.6kg을 줄였다.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와 오디오 구성품을 들어내고, 방음재·바닥재도 대부분 제거했다.
외관은 앞펜더를 낮고 슬림하게 다시 설계해 휠하우스 공기압을 슬랫형 에어아웃렛으로 빼내고, 프런트 범퍼도 새로 만들었다. 리어윙은 992세대 911 GT3 R 렌슈포르트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기존보다 약 5cm 더 높고, 트랙 조건에 맞춰 수동으로 3단 다운포스 조절이 가능하다(특허 보호 대상). 그 결과 만타이 키트 장착 911 GT2 RS 대비 후륜 다운포스가 세팅별로 2%·3% 더 높아졌고, 최고속 340km/h의 하이 다운포스 세팅에서는 정확히 554kg의 후륜 다운포스를 낸다.
조명부터 각인까지, 3년을 쏟은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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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손더분쉬·스타일 포르쉐·바이자흐 개발진·포르쉐 모터스포츠·만타이로 구성된 다부서 팀이 이 차 한 대에 약 3년을 매달렸다. 디자인은 이제 은퇴한 그랜트 라슨이 맡았는데, 그는 2018년 935 현대적 재해석 모델도 그린 인물이다.
원형 헤드라이트 대신 하이빔·로우빔·주간주행등(DRL) 3개의 LED 유닛을 층으로 배치했는데, 로우빔·하이빔은 높이 4cm 미만, DRL은 2cm 미만으로 더 슬림하다. 카본 버킷시트 헤드레스트엔 ‘Flachbau RS’ 자수와 노르트슐라이페 코스 윤곽을, 대시보드엔 골드 배지로 ‘Sonderwunsch’를 새겼다. 삼각대·견인고리 같은 필수품은 탈부착식 ‘비상용 박스’에 담아, 트랙 주행 시엔 빼내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
혹독한 검증, 그리고 원조 ‘모비 딕’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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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부품을 실제로 달기까지 절차도 만만치 않았다. 크래시 시뮬레이션·에어백 전개 검증, 리어윙 하중을 견디는 구조해석, CFD 공력 계산을 마친 뒤에야 신규 툴링 생산이 승인됐고, 이후 진동시험·정적 하중시험까지 거쳤다. 검증용 테스트카만 3대를 따로 만들어 멘디히 비행장 시험주행, 노르트슐라이페 단독 50랩, 바이자흐 내구시험을 거쳐 리어윙 하나에 약 15만km 고객 주행에 맞먹는 하중을 시뮬레이션했다. 협업사 만타이는 30년 역사의 포르쉐 GT 전문팀으로, 뉘르부르크링 24시간 종합우승 7회, 르망 24시간 클래스 우승 6회, WEC 타이틀 8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차가 오마주한 935는 930세대 911 터보 기반으로 1976년부터 레이스를 지배한 전설이다. 메이커스 월드챔피언십 4연패, 세브링·데이토나·르망 우승을 거머쥐었고, 길쭉한 차체 형상 때문에 ‘모비 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원조 ‘플랙바우’ 역시 희소하다. 1980년대 930세대 911 터보에 팝업 헤드라이트와 재설계 펜더를 적용한 플랙바우(슬랜트노즈) 버전은 1982~1989년 딱 948대만 만들어져, 오늘날 911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변형으로 꼽힌다. 2018년에는 935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700마력 클럽스포츠 레이스카를 단 77대 한정으로 만든 전례도 있다.
다른 시선 — 손더분쉬 원오프, 아무나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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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르쉐
손더분쉬는 1978년 설립된 포르쉐 개인 맞춤 프로그램으로, 그중 가장 상위 단계가 이번처럼 세상에 단 한 대만 존재하는 ‘팩토리 원오프’다. 2023년 9월 모터1 인터뷰 당시 기준으로 손더분쉬 팀은 동시에 9건을 진행하면서도 연간 신규 수주는 약 3건만 소화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 착수까지만 최장 8년을 대기해야 했다(차를 받기까지가 아니라 ‘착수’까지가 8년이고, 제작에는 다시 수년이 더 걸린다). 기본 착수금은 차량 구입 비용과 별도로 약 10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즉 이번 ‘플랙바우 RS’는 이런 수년 대기·억대 착수금 시스템을 다 통과하고서야 나온 ‘세계 단 한 대’짜리 결과물이다. 이번 발표는 포르쉐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공개된 소식으로, 애초에 판매용 양산차가 아니어서 국내 출시나 가격 책정 자체가 해당되지 않는다.
8년의 대기, 결국은 시간이 더 비싼 차
플랙바우 RS는 돈보다 시간이 더 비싼 차다. 착수금 10만 달러는 시작일 뿐, 진짜 벽은 프로젝트 착수까지 걸리는 8년이라는 대기 시간과 그 뒤로도 이어지는 수년의 제작 기간이다. 다만 이번 발표만 보면 포르쉐가 손더분쉬 신규 수주를 연 10건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이런 팩토리 원오프를 마주할 기회 자체는 조금씩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