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도 없는데 왜 서야 하죠?” 운전자 다수가 모르는 우회전 ‘이 정지 기준’, 벌점 최대 15점

우회전 정지선 일시정지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 핵심 사항

  • 전방 신호가 적색이면 보행자가 안 보여도 정지선에서 반드시 한 번 멈춰야 합니다.
  • 녹색신호로 우회전하더라도 직후 만나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그 앞에서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최대 6만~7만 원, 벌점은 신호위반 15점 또는 보행자보호 불이행 10점이 부과됩니다.

적신호에서 우회전할 땐 보행자가 없어도 일단 서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는 정지선에서 일시정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전방 차량신호가 적색일 때다. 이 경우엔 보행자가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와 무관하게 정지선·횡단보도·교차로 직전에서 일단 무조건 멈춰야 한다. 멈춘 뒤 보행자가 없는 걸 확인하고 서행으로 진입하는 게 정확한 순서다.

이 기준을 어기면 대구경찰청 공식 안내 기준으로 신호 적색에 횡단보도 보행자가 있었을 경우 승용차 6만 원·승합차 7만 원의 범칙금에 벌점 10점이 붙는다. 다만 벌점은 적발 항목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적신호 우회전 위반이라도 신호위반으로 걸리면 벌점 15점, 보행자보호 불이행으로 걸리면 벌점 10점이 매겨진다. 범칙금은 승용차 기준 6만 원으로 같지만, 어떤 항목으로 단속되느냐에 따라 벌점 차이가 5점이나 난다는 뜻이다.

원칙은 명확하다. 적색불에서는 사람 유무를 따지기 전에 먼저 멈추는 것이 순서이고, 그다음에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녹색불이라고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

전방 신호가 녹색이나 황색이어도 우회전 직후 만나는 측면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의사가 있으면(인도 가장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통행 의사로 간주된다) 차량은 그 앞에서 일시정지해야 한다. 보행자가 전혀 없을 때만 서행으로 통과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조건을 지키지 않았을 때다. 대구경찰청 기준으로 신호가 녹색이고 우회전 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 상태에서 정지 없이 지나가면 승용차 6만 원·승합차 7만 원, 벌점 10점이 그대로 적용된다. 적신호 상황과 처벌 수위가 동일하다. 많은 운전자가 “녹색불이니 내 신호”라고 생각해 그대로 우회전하다가 이 기준을 놓친다. 신호와 무관하게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느냐가 정지 여부를 가르는 진짜 기준인 셈이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화살표)이 설치된 교차로는 녹색 화살표가 켜졌을 때만 우회전이 허용된다.

어린이보호구역은 신호등이 없어도 예외 없이 멈춰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 우회전 일시정지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도로교통법 제27조 제7항은 어린이 보호구역 안에 설치되고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시정지하도록 정하고 있다(2022년 1월 신설, 같은 해 7월 시행). 즉 앞서 본 일반 기준과 달리, 스쿨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안 보여도 일단 멈추는 것 자체가 의무다.

단, 이 조항은 어린이보호구역 에 있는 무신호 횡단보도에만 적용되므로 구역 표지판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이를 어겨 보행자 보호 위반으로 적발되면 대구경찰청 기준 승용차 6만 원·승합차 7만 원,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시행 흐름을 보면 어린이보호구역 무신호 횡단보도 일시정지 의무화가 2022년 7월 12일부터 먼저 시행됐고, 적신호 우회전 규정은 2023년 1월 시행 후 3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2023년 4월 22일부터 본격 단속에 들어갔다. 스쿨존 규정이 반년 이상 먼저 자리 잡은 셈이다.

단속 첫 달엔 사고가 반 토막 났지만, 2년 뒤 다시 늘었다

우회전 단속 카메라와 범칙금 고지서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이 제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시행 첫 달인 2022년 7월 12일~8월 10일 전국 우회전 교통사고는 72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감소했고, 사망자는 7명으로 61.1% 감소했다(경찰청 2022년 8월 발표). 숫자만 보면 법이 만들어지자마자 효과를 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뒤 흐름은 단순하지 않다. 전국 우회전 차량 대 보행자 사고는 2021년 3,898건에서 2023년 4,130건까지 오히려 늘었다가 2025년 3,058건으로 줄어 4년 만에 다시 3,000건대로 내려왔다. 대구도 2021년 245건에서 2023년 251건까지 늘었다가 2025년 158건으로 감소했고, 경북 역시 2023년 170건에서 2025년 103건으로 꺾였다.

즉 시행 초기 급감은 반짝 효과였고, 이후 2년가량 정체·증가하다 최근에야 다시 내려온 것에 가깝다. 실제로 경찰은 올해 4월 20일~6월 19일 두 달간 우회전 통행방법 위반 집중단속을 전국 실시했고, 같은 기간 대구 주요 교차로에서만 위반 552건이 적발됐는데 그중 보행자 보호 위반이 131건이었다. 단속이 반복돼야 기준이 몸에 붙는다는 뜻이다. 계명대 권오훈 교수는 기준이 여전히 모호해 “빨간불에 보행자가 없어도 신호가 바뀔 때까지 서 있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며, 복잡한 교차로엔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결국 기준은 하나, 사람이 있으면 선다

신호가 적색이든 녹색이든, 어린이보호구역처럼 신호등이 없든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횡단보도 근처에 사람이 있거나 있을 가능성이 있으면 일단 멈춘다는 게 핵심이다. 적색불에서는 사람 유무와 무관하게 먼저 서고, 녹색불에서는 사람이 있을 때 서고, 스쿨존 무신호 구간에서는 무조건 선다. 이 세 갈래만 기억해도 승용차 기준 최대 7만 원 범칙금과 벌점 15점을 피할 수 있다. 처음 지나는 교차로일수록 속도를 낮추고 정지선 앞에서 한 번 더 좌우를 살피는 습관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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