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스텔란티스
■ 핵심 사항
- 지프 체로키가 스텔란티스의 새 STLA 원 플랫폼을 미국에서 최초로 적용받는 차량이 됩니다.
- 벨비데어 공장 투자 규모가 6억 달러에서 8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 다만 정식(리테일) 생산 시점은 2029년 하반기로, 애초 목표보다 늦춰졌습니다.
지프 체로키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받는 타이틀

사진 = 스텔란티스
차세대 지프 체로키가 스텔란티스의 새 모듈형 플랫폼 ‘STLA 원’으로 조립되는 미국 최초의 차량이 된다. 스텔란티스가 최근 공식 발표한 내용으로, 신형 체로키는 완전히 새로운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STLA 원은 2026년 5월 공개된 ‘FaSTLAne 2030’ 전략의 핵심 축이다. 모듈형·유연 설계를 적용해 제품 경쟁력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신차 개발 과정 자체를 단순화하는 게 목표다. 스텔란티스가 그동안 여러 플랫폼을 병행 운영하며 겪은 비효율을 줄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플랫폼은 2035년까지 전 세계 30개 이상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키텍처 복잡성을 줄여 엔지니어링·생산 비용을 함께 낮추는 게 스텔란티스의 계산이다. 체로키가 그 첫 실험대에 오르는 만큼, 이후 나올 모델들의 성패를 가늠할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벨비데어 공장, 투자는 8억 달러로 늘었는데 생산은 오히려 늦어졌다
체로키의 새 플랫폼 생산을 맡을 곳은 일리노이주 벨비데어 공장이다.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이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25년 10월 발표한 6억 달러에서 8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2026년 7월까지 스탬핑·차체·도장·조립 라인 정비에 이미 6천만 달러 이상이 투입됐고, 연내 추가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벨비데어는 2교대 체제로 전체 파워트레인 변형을 생산할 수 있도록 갖춰지며, 새 아키텍처 기반으로 최소 2개 차종을 조립할 계획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파일럿 생산은 2028년 상반기, 정식(리테일) 생산은 2029년 하반기로 잡혔다. 2025년 10월 최초 발표 당시 목표였던 2027년 양산과 비교하면 2년 가까이 늦춰진 셈이다. 투자금은 늘었는데 실제 차가 나오는 시점은 오히려 밀린 것이다.
스텔란티스 130억 달러 미국 투자, 체로키는 그 퍼즐 한 조각
벨비데어 재가동은 더 큰 그림의 일부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 10월 향후 4년간 미국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확정했다. 회사 100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이 투자는 일리노이·오하이오·미시간·인디애나 4개 주 공장에 나눠 배분된다. ‘FaSTLAne 2030’ 계획에 따라 향후 4년간 북미에 신차 11종, 페이스리프트 12종을 투입해 2030년까지 시장 커버리지를 9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함께 내걸었다.
전환 기간 대기 중인 벨비데어 직원들에게는 실업 보조수당(SUB)과 건강보험이 유지되고, 2023년 임금 계약을 반영한 SUB 증액과 미래 연금 크레딧 처리, 임시 재배치 기회도 제공된다.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직원 처우도 함께 챙기는 모양새다.
관세발 ‘메이드 인 아메리카’ 러시, 스텔란티스만이 아니다
스텔란티스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GM도 향후 2년간 5조원대 신규 투자로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GM이 지난해 관세 비용으로만 부담한 금액이 31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도 2026~2030년 미국 투자 규모를 기존 11조6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늘렸다.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리스크를 피해 앞다퉈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스텔란티스의 130억 달러(약 18조원) 미국 투자와 벨비데어 재가동도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투자 확대와 실행 지연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돈을 더 쓴다고 시간까지 앞당겨지는 건 아니라는 걸,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
투자는 늘고, 시간은 밀렸다
체로키가 미국 최초로 새 플랫폼을 입는다는 상징성은 크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실제 신차를 만나려면 아직 3년 가까이 남았다. 2028년 파일럿, 2029년 하반기 정식 생산이라는 일정이 이번에도 밀리지 않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13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4개 주에 걸친 공장 재편이 진행 중인 만큼, 벨비데어를 시작으로 스텔란티스의 미국 생산 체제 전반이 다시 짜이는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