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중 9개는 효과 없었다” 엔진오일 첨가제, 진짜 넣어야 할까

엔진오일 첨가제 투입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 핵심 사항

  • 완성 엔진오일 자체에 이미 마모방지제(ZDDP)·산화방지제 등 첨가제 패키지가 배합되어 있습니다.
  • 대덕대학교 연구팀이 시중 연료첨가제 11개 제품을 800km 이상 주행 실험한 결과, 9개는 엔진 때 제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애프터마켓 첨가제를 잘못 더하면 오일 배합 균형이 깨지거나 엔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엔진오일 안에는 이미 첨가제가 들어있다

주유소나 정비소에서 파는 완성 엔진오일에는 이미 청정분산제·산화방지제·마찰조정제, 마모방지제(ZDDP)·점도지수향상제·유동점강하제·녹 및 부식방지제·유화제·거품방지제 등 첨가제 패키지가 배합돼 있다. 그중 마모방지제 성분인 ZDDP(아연 화합물)는 금속 표면에 보호막, 이른바 트라이보 필름을 형성해 엔진 마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흔히 말하는 ‘엔진오일 첨가제’는 이 완성 오일에 소비자가 추가로 투입하는 애프터마켓 제품, 즉 마찰개선제·엔진세정제·연비개선제 등을 가리킨다. 오일 자체에 이미 들어 있는 내장 첨가제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이 배합에는 함정도 있다. 산화방지제를 과다하게 넣으면 오히려 다른 첨가제의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슬러지 발생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첨가제는 많이 넣을수록 좋다”는 통설과 달리, 실제로는 배합 균형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11개 중 9개는 효과 없었다” 실험 결과

오일 샘플 비교 실험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대덕대학교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연료첨가제(주유 시 연료에 넣는 제품으로, 엔진오일에 넣는 첨가제와는 투입 경로가 다르다) 11개 제품을 각각 800km 이상 주행시킨 뒤 내시경으로 엔진 내부를 촬영해 이른바 ‘엔진 때’ 제거 정도를 비교했다. SBS 보도(2024년 8월)에 따르면 결과는 11개 중 9개 제품에서 때 제거 효과가 거의 없었다.

효과가 없게 나온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단체 질의에 “개미 눈물만큼 닦이는 것처럼 보이거나, 어느 정도 많이 쌓이면 닦이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가격이 비싼 제품일수록 세정성분 용량 차이가 크다는 설명은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연구팀이 내놓은 분석이다.

반면 다른 결과도 있다. 국내 한 연비개선 첨가제를 대상으로 매체 파이낸스투데이 부설 에프앤사회문제연구소가 진행한 체험단 설문(유효 응답 420명)에서는 평균 연비개선 약 14.5%(휘발유 14.8%·경유 14.3%·LPG 13.7%)라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는 판매사와 실험 방식을 협의하고 제품을 무상 제공받아 진행됐고, 대조군 없이 사용 전후 연비를 운전자가 직접 자기보고하는 방식이라 독립 검증으로 보기는 어렵다. 참고용 단서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

내시경으로 엔진 내부 점검하는 정비사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미국 레이싱팀 조 깁스 레이싱(Joe Gibbs Racing) 소속 12년 경력 윤활유 전문가 레이크 스피드 주니어는 “오일에 첨가제를 넣어야 한다면 그 오일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한다. 첨가제를 추가하기보다 애초에 적절한 기유 오일을 고르는 게 우선이라는 견해다.

실제 부작용 사례도 있다. 일부 오일안정제는 오일 점도를 높여 배합 균형을 깨뜨리고, 오히려 오일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일부 실(seal) 보충용 첨가제는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해, 엔진이 정상 작동온도에 오르기 전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보고됐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칼슘·나트륨 함량이 높은 일부 첨가제는 저속 프리이그니션(조기 점화)을 유발해 심각한 엔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일 산도를 높이는 일부 보충제는 엔진 부식과 베어링 마모를 촉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론 — 언제 필요하고 언제 피해야 하나

API·ILSAC 인증을 받은 정품 완성 엔진오일에는 필요한 첨가제가 이미 배합돼 있다. 규정 교체주기만 지킨다면 별도 첨가제를 추가로 넣을 실익은 검증되지 않는다. 오히려 애프터마켓 첨가제를 더하면 정품 오일의 첨가제 균형이 깨지고, 제조사가 정한 오일 스펙 인증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비주기를 지키며 정품 오일을 쓰고 있다면 굳이 별매 첨가제를 더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소음·누유·연비 저하 등 오일 관련 이상 증상이 이미 나타났다면, 첨가제를 붓기보다 정확한 원인 진단과 정비부터 받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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