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 못 채우면 도로 못 나간다” 레벨4 무인차 실증 확정… 보험업계가 더 빨랐다

무인 자율주행차 도심 주행 장면 / AI 생성 이미지
사진 = AI 생성 이미지

■ 핵심 사항

  • 국토교통부가 7월 7일 ‘무인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요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 무인 자율주행차는 1만 5000㎞ 이상 실증주행을 마쳐야 임시운행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삼성화재는 사고당 최대 100억원, 연간 300억원 한도의 ‘자율주행 전용보험’을 이미 출시했습니다.

“1만5000㎞부터” 레벨4 무인차, 실증 관문이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7월 7일 ‘무인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요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관련 법과 제도가 완전히 마련되기 전이라도 기업이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레벨4 수준 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레벨4는 정해진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로, 현재 국내에서 시범 운영 중인 레벨3보다 한 단계 높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으로 가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핵심은 숫자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무인 자율주행차는 1만 5000㎞ 이상 실증주행을 마쳐야 임시운행허가 요건을 채운다. 다만 기업 부담을 고려한 완화 조항도 있다. 동일한 자율주행시스템과 제원을 가진 차량이라면, 3000㎞ 이상 주행한 차량 5대까지 주행거리를 합산할 수 있다. 한 대가 1만 5000㎞를 혼자 채우지 않아도, 여러 대가 나눠 뛴 기록을 모아 요건을 맞출 길을 열어준 셈이다. 국토부는 이 기준을 만들면서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세 차례 기업 간담회를 열어 업계 의견을 반영했고, 최근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에서 채택된 ADS 국제기준 용어체계도 일부 가져왔다.

원격관제센터가 지켜본다, 무인차 비상대응 체계

원격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중인 자율주행차 관제 화면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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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차인 만큼 안전요건도 촘촘하다. 차량은 원격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돼야 하고, 자율주행시스템은 이중화해 하나가 고장 나도 다른 하나가 즉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관제센터와 차량 사이 양방향 통화장치도 필수 장비로 못 박았다. 고장이나 운행구역 이탈이 발생하면 즉시 관제센터에 알리고 비상점멸등을 작동해야 하며, 사고 등 비상 상황에서는 차량 스스로 안전하게 정차하거나 안전지대로 이동하는 대응체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 기준은 앞으로 확대 적용된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전용차량은 단계적으로 무인화해 레벨4 기술을 실증하고, 전국 시범운행지구에서 레벨3 수준으로 운영되던 서비스도 완전 무인화까지 넓혀갈 계획이다.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은 차량이 도로 위를 실제로 달리는 장면이, 이번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하나둘 늘어난다는 뜻이다.

규제보다 보험업계가 더 빨랐다

보험 계약서와 자율주행차 이미지 조합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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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제도가 확정되기 전부터 움직인 곳은 보험업계다. 삼성화재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협력을 위해 국토부·광주시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전용보험’을 내놨다. 보상한도는 사고당 최대 100억원, 연간 총 300억원. 제조사·소프트웨어 개발사·차량관제사의 과실은 물론, 외부 해킹에 따른 사이버보안 리스크까지 보장 범위에 넣었다(2026년 5월 기준).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가 사고를 내면 책임 소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데, 보험사가 그 공백을 먼저 메운 모양새다.

돈의 규모도 작지 않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는 국비 610억원이 투입돼, 자율주행차 200대가 2026년 하반기부터 광산구·북구·서구 일부에서 단계적으로 운행될 예정이다(2026년 5월 기준). 국토부의 1만 5000㎞ 실증 기준과 보험업계의 전용보험 출시, 여기에 610억원 규모의 실증도시 투자까지 겹쳐 보면, 자율주행 산업은 ‘기술개발→실증→상용화’ 단계에서 기술 기준과 제도 인프라가 동시에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무인차, 이제 숫자로 증명해야 달릴 수 있다

1만 5000㎞라는 구체적인 기준이 생겼다는 건, 레벨4 자율주행이 ‘먼 미래의 기술’에서 ‘통과해야 할 시험’으로 넘어왔다는 뜻이다. 다만 실증주행 요건을 채웠다고 안전이 저절로 보장되는 건 아니다. 원격관제센터 이중화, 비상대응체계, 보험 보장범위까지 함께 갖춰져야 도로 위 무인차를 신뢰할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광주와 전국 시범운행지구의 서비스가 얼마나 빨리 완전 무인화로 넘어가는지가, 앞으로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속도를 가늠하는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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